강릉시

감과 곶감과 홍시이야기....

강릉꽁지 2011. 10. 17. 11:48

 

 

 

마당에 우뚝 서있는 감나무

어느새 빨갛게 익어 버렸다

 

너무 높아 딸 엄두도 못내고

저러다가 시기를 놓치면

아까운 감들이 모두 까치밥으로 줘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게 분명하다

남편은 전화해서 감 어떡해 됬냐고

연일 묻지만

나 혼자 어쩔수 없어 그냥 보고만 있노라고 할뿐이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저대로 버릴수는 없지 안은가.....

철물점에 갔더니 최신식 감따는 도구(?)가 있다

보기에도 너무 좋아 보여 비싸지 싶었는데

4만냥을 달란다...

에궁 너무 비싸.... 감 한박스를 사고 말지....

그냥 지나치고

좀 허름해도 싼것을 뒤졌으나

어딜가도 마찬가지였다

어쩔까 갈등을 겪고 있는데

장대가 없는 머리만있는것이 눈에 띄었다

요것만은.... 얼마.... ㅋㅋㅋ 5000냥이란다

얼른 돈을 지불하고 집으로 향한다

 

창고를 뒤져 커텐봉, 빗자루대, 파라솔봉, 등등에 꽂아보아

적당한것을 찾아보았으나  그리 썩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하지만  대충 꽂아 옥상에 올라보니

그곳에 누군가가 버린 아주 튼실한 낚싯대가  반기고 있다

옳거니...

완전 딱이다

빠지지 않게 잘 연결하여 감을 따기시작하였다

4만원 짜리가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으나

이건 정말 마음에 든다

더군다나 감을 나무에서 절취함과 동시에

그 자루에 감이 담겨지니

너무 과학적인 도구....

정말 신기하였다

그리하여

딴 감들이다

어찌나 실하고 이쁜지........

 

약 한시간 정도를 투자 하여 한접 정도를 수확하였다

따다 보니 홍시가 되어 버린것도 몇개 있어

마침 옆에 이웃집 아주머니가 계시길래   드렸더니

고맙다며 얼른 밭에서 호박을 하나 따서  주신다

그옆에 보이는 호박이 그것이다.

감이 아주 잘열렸다시며

올해 감이 잘 되지를 안아

지금 감시세가 한접에 7~8만원 한다고 하신다....

5000원 투자해서 그정도 건졌으니....

땡 잡았당~~~ㅋ

 

 

가만히 놔두면 홍시가 되어 버리겠지만

난  곶감을 만들기로 했다

이곳에 처음와서 감나무를 보는 순간 부터

해보고 싶은 곶감 말리기 였다

한번도 해본적은 없지만  본것은 있어서

일단 감을 깎았다.

 

 

꼭지가 잘붙어 있어 줘야 하는데

원하는데로 이쁘지는 안았다

 

깎는 내내 엄청나게 나오는 껍질이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이 껍질로 감물을 드린다고 하는데

고것까지 욕심을 부려 볼까나...ㅋ

 

생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한 감깎기다

 

저렇게 감 가지가 살짝 붙어있어 주면 좋은데

그런것은 몇개 안된다.

 

다 깍았다

감이 어찌나 크고 실한지...

사진으로 비교가 안되겠지만

상점에서 파는것과 비교가 안됭다.

 

연구를 거듭한끝에

꼭지를 털실로 잘 감아 이렇게 연결시켜 보았다

떨어지지 말아야 할텐데.....

 

처마밑에  걸었다 

 

너무 이쁘고 신기하다

생전 처음 해본 작업...

저것이 떨어지지 안고  맛있는 곶감이 될때까지

잘~~ 버텨 줘야 할텐데.....

너무나 신기하고 이뻐 몇번이나 들락 거리며

만지작 대 본다...ㅋ

 

너무 높아 아직도 저렇게 나무에 아까운 감들이 남아 있다

내가 딴것은 반도 안된다...

아까 버라....ㅋ

 

자연 홍시다

기분이 한 90% 적용 됬겠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홍시중에  최고의 홍시라 생각한다.

 

 

 곶감말리기를 시도하고  뿌듯한 마음에

내다보고 내다보기를 수십번..

 

그리 휴일을 보내고 오늘 아침 출근을 하는데

강릉에는  감나무가   가로수인 거리가 눈에 많이 뛴다

무심히 봤을땐 몰랐는데

오늘 보니 빨갛게 익어 가는 감들이 너무 이쁘다

 

허기사 강릉에는 일반 주택치고

마당에 감나무 한그루 없는집이 없는것 같다

 

지금은 상주인가가 감으로 유명하지만

한때는 강릉도 곶감이 특산품일때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옛날에는 곶감 시장도 형성 됬었는데...

 

올들어 제일 추운 날을 기록했다는 오늘...

파란 하늘과 감나무 빛깔이 어우러진  풍광에서

난 오늘의 행복을 건져 본다...

 

산골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