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논두렁에서 마시던 막걸리 생각이 난다.강릉 학산오독떼기 김매기시연

강릉꽁지 2017. 6. 28. 22:55







2017 강원도무형문화재 제5호

강릉 학산오독떼기 김매기 공개행사 


요즘은 벼농사를 기계로 하고 있지만

옛날 모습 그대로 농사짓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여 강릉 구정면 굴산사지 당간지주가 서 있는 곳으로 향했다.

물론 지금도 이런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것은 아니지만 학산에서는 옛것을 지키려는 학산 주민들이 모여 오독떼기라는

무형문화제를 지금까지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어릴적 추억이 가득한 벼농사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서 도착하였다.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강릉에 거주하는 사람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학산오독떼기 김매기 시연이 펼쳐졌다.






강릉 학산 오독떼기는 무엇인지 잠시 소개를 하면...


강릉 학산 오독떼기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 5호


옛날부터 구전으로 내려오는 강릉학산오독떼기는 우리지역 토속민요를 대표하는 농요로서 봄부터 씨앗을 뿌려 여름에 가꾸어 결실의 계절인 가을 타작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이다.


강릉지방의 농요에대한 구체적인 기록의 조선 7대 임금인 세조 12년 실록에서 볼 수 있다.

세조는 농요를 좋아하여 궁중으로 농요를 잘하는 사람을 불러 선발하여 들었다고 전해진다.


"세조는 1466년(세조 12) 윤 3월에 동해지방을 순회하는데 14일밤 연곡에서 머룰면서 농요를 잘하는 사람을 모아서 노래를 부르게 하였고 노래 잘 하는 사람을 아공의 예를 따라 임금의 수레를 따르게 하였다 한다.이튿날은 구산에 머룰렀다는 기록이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보아 조선 전기에 이미 강릉지역의 농요가 음악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이를 만큼 세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임금의 앞에서 노래를 불려질 만큼 농민들의 음악적인 기량도 뛰어 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학산 마을에 전해지는 이야기는 원님이 이 마을 왕고개를 넘으며 오독떼기를 들었는데 어찌나 좋던지 사람을 불러 노래를 다시 들었다고 

전하는데 여기서 왕고개는 학산리로 넘어가는 고개라 한다.

당시 원님이 들었다는 오독떼기는 냇골,학산과 여찬리 부근의 농민이 부른것으로 추정된다. 


강릉지방에서는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세가지로 구분하였다.

냇골오독떼기 : 내곡동과 학산리지역.

수남오독떼기 : 남대천 남쪽인 박월동,어단리,금광리지역.

하평오독떼기 : 사천의 하평지역. 






농악이 들판에 울려 퍼지면서 벼농사를 짓으며 부르던 가락들이 울려 퍼진다.

옛부터 조상들은 힘들일을 하면서 노래를 불렀고 그 노래가 지금까지 전해지면서 우리의 가락이 존재하고 있다.






연기를 피우며 서있는 분의 모습이 궁금하여 관계자에게 물어 보았더니

벌레를 퇴치하기 위하여 연기를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논에서 김매기를 하는 사람을 위해 연기로 사람에게 달라붙는 벌레들을 퇴치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조상들의 지혜에 가끔 놀라곤 하지만 이렇게 또 하나를 배우고 놀라게 되는 시간이였다.






허리를 구부리고 장시간 있다보면 허리가 아프기도 하지만 노래 가락에 맞쳐

노래를 부르고 잠시 허리를 피기도하며 즐겁게 농사를 짓는 모습이 우리의 문화이고 우리가 배워야 하는 지혜가 아닐까 한다.






김매기 시연을 한참 하더니

이제는 비가 내릴 때를 가정하여 우비와 갓을 쓰고 김매기 하는 모습을 시연한다.

요즘이야 좋은 우비가 있지만 옛날에는 짚으로 엮은 우의를 입고 김매기를 하여 그 모습 그대로 재연을 하고 있다.






모내기를 마치고 막 자라는 벼 틈으로 자라나는 피를 뽑는 작업을 하면서

농요를 부르고 흥을 돋우며 김을 매고있다.

더위가 시작되는 힘든 시기에 김매기는 어려운 작업이지만 오독떼기를 부르며

즐겁게 작업하는 모습 또한 옛 선조들의 지햬가 아닐까.






김매기는 세번의 김매기를 하는데

세번의 김매기를 이 날 모두 보여 주었는데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뜨거운 날씨에도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감사하고 너무나 좋았다.






세번의 김매기가 끝나갈 무렵 논두렁 사이로 아낙네가 막걸리가 들어있는 항아리를 이고

다른 아낙네는 안주와 먹거리가 들어 있는 광주리를 이고 나타난다.






김매기를 하던 사람들이 새참이 온것을 알고 술렁대기 시작하며

하나 둘 허리를 피며 새참을 이고 오는 아낙에게 눈길이 돌아간다.






새참을 먹으라는 소리에 어깨춤을 추면서 새참을 펼쳐논 자리로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온다.






아낙네들은 논에서 나온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막걸리 한사발씩 건네주면 막걸리를 받은 사람들은 게눈 감추듯 막걸리를 마시고

빈잔을 다시 아낙에게 건네며 더 달라고 한다.






어릴적 엄니의 심부름으로 주전자를 들고 들에 일하고 계신 아버지에게 갔다 드리라는 심부름을 시키며

들에 가면서 주전자의 막걸리를 한 모금씩 마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때 마시던 먹걸리는 왜그리도 맛나던지...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김매기 시연하는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한 대접 받아 마셨더니

옛날 그 맛은 아니였지만 시원하니 좋았다.
















이렇게 새참을 먹는 장면까지 재현하고 나면

마지막으로 농악과 함께 시연에 참여한 사람과 김매기 시연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모두 흥에겨워 한마당 놀이판을 벌린다.






학산오독떼기 김매기 시연은 이렇게 막을 내리고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모든 행사가 끝이난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계승할 젊은 사람들이 없어서 걱정하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물론 젊은 사람 중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려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줄어드는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강원도에는 많은 무형문화제가 지정되어 이여오고 있지만

계속해서 이여갈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아무쪼록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잘 계승하여 우리의 후세들에게도 이여지길 간절히 바라며 이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