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강릉시 여행) 가난했지만 가련하지 않았던 시인 김동명 생가 그리고 문학관

강릉꽁지 2013. 10. 22. 11:25

▣ 김동명 시인

김동명(金東鳴, 1900년 6월 4일 ~ 1968년 1월 21일)은 대한민국의 시인, 정치가, 정치평론가이다.본관은 경주(慶州)이며, 호는 초허(超虛)이다

1900년 6월 4일 강원도 명주군 사천면 노동하리 71번지에서 아버지 김제옥,어머니 신석우 사이에서 외아들로 출생하였다.1908년 함경남도 원산으로 이주하였고 1913년 다시 함경남도 함흥으로 이주하였다.함경남도 함흥 영생고등보통학교 졸업,함경남도 흥남 등지에서 소학교 교원으로 활동한 뒤 1925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아오야마 전문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하였다.1922년 (개벽) 지에 <당신이 만약 내게 문을 열어주시면> 이라는 보를래르에게 바치는 시편을 가지고 문단에 등장하였다.1930년 첫 시집(나의 거문고) 1936년 47편을 묶어 두 번째 시집(파초) 를 간행하였다.일제에 항거하여 1942년 술노래를 끝으로 해방될때까지 붓을 꺾고 창씨개명을 거부한 민족시인이 였다.광복 이후에는 1947년 월남하여 이화여자대학교에 교수로 재직하면서 과거의 시풍과 서정성에서 벗어나 현실과 정치,사회적인 풍자와 관렴에 관한 글을 집필하였다.1947년 세번째시집 (하늘) 을 발간 1955년 시집 (진주만) 으로 아시아 자유 문학상을 수상하였고,1955년 (적과 동지) 라는 평론을 주로 (동아일보) 를 통하여 연재,예리한 정치 평론을 하였다.1960년에는 초대 참의원에 당선되어 5.16군사정변 전까지 정치 생활을 하였다.그 후 1968년 1월 21일,3년간 지병으로 앓고 있던 고혈압으로 사망하여 그 유해가 서울특별시 중랑구 망우동 묘소에 안장되었다가 그로부터 42년 후인 2010년 10월 10일 서울특별시 중랑구 망우동 묘소에서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노동하리 산 32~4번지 선영으로 유해가 이장,봉안되었다.<출처 다음>




▣ 김동명 문학관

현재의 문학관은 김동명의 대표시인 "내마음"에 등장하는 호수와 돛단배를 형상화하여 만들어졌다.남으로 향한 호수를 품에 안고,돛을 높이 들어 올린 돛단배처럼 그의 문학 세계가 침묵의 시간을 지나 이곳에서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새롭게 항해하길 기대해 본다.



▣ 김동명 생가

가난한 농민의 외아들로 태어난 김동명의 중심에는 김동명의 어머니가 있었다.동명이 원산으로 이사 가기 전,사기막리 외가(갈미봉)에 인사를 드리러 갔을때,마침 서당에서 열린 시회에서 동명의 시가 장원에 뽑혀 온 동에가 들썩였어도 칭찬 한마디 없이 인색했다고 한다.

아들이 자만심에 빠질까 봐 우려한 어머니의 큰 뜻이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어머니는 아들이 강릉 군수가 되어 한께 고향으로 되돌아가길 바랐고,신문학을 배우기위해 떠나온 고향이지만 세파에 시달리고 서러우니 몸서리치게 생각나는 건 나고 자란 그곳,고향 땅 강릉 뿐이었을 것이다.떠나왔지만 늘 그리워하던 그곳, 강릉.


초허 김동명에게 강릉은

그리운 고향이자 늘 함께 하고픈 어머니의 품 같은 곳이였다.




김동명 문학관을 방문했을 때는 서산에 해가 걸려있고 반달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달 사진과 김동명 시인의 글 중에서 수선화를 올려본다.


 


파사현정의

필봉을 휘두르며

역사의 증인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시인 초허 김동명은

"심령이 가난한 자는 천국이 저희

것이니라"라는 글귀를

귀하게 여겼다.



물질과 명예는 메몰차게 외면해 온 김동명이지만,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미소를 건넬 만큼 만물을 사랑한 천상 시인이었다.굴욕과 치욕에 대적하며 날카로운 비판의 날을 세우다가도,배움을 열망하는 학생들을 대할 때면 늘 따뜻함과 미소가 넘쳤다.그의 예리한 비판 정신 안에는 만물에 대한 사랑이 있었고,세상과 타협을 거부한 강직한 침묵 안에는 현실에 대한 자유로움이 있었다.


가난했지만 가련하지 않았던 시인,김동명 이제 그가 기나긴 침묵의 시간을 지나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악의 꽃,시혼의 뿌리가 되다.


친구에게서 프랑스 천재시인 샤들 보들레르의 시집"악의 꽃"을 빌려 읽게 된다.그의 시에 매료된 김동명은 보들레르를 향한 마음을 "당신이 만약 내게 문을 열러주시면" 이라는 시로 옮긴다.이 시가 <개벽> 1928년 10월호에 실리면서 김동명은 시혼의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사람 김동명

자연과 한께한 사람 김동명 그의 시 속에는 바다,호수,하늘,화초,구름,바람 같은 자연이 한결같이 등장 한다.자연을 사랑한 시인이자,고향을 사랑항 사람.따뜻한 마음과 내면의 인자함을 지닌 서정적인 사람이지만,창씨개명을 거부하고 일문창작에 맞서 붓을 꺾었다는 일화에서는 그만의 강직한 지조가 보인다.


교육자 김동명

일제의 탄압이 극에 달하던 1934년 무렵,김동명은 흥남 서호진에 동광학원을 설립하고 빈곤한 가정 출신의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집중했다.월사금을 못내는 학생들을 다독이며 등록금 걱정 없이 졸업할 수 있도록 한글교육의 끈을 놓지 않았다.여기서 그가 가르친 것은 한글만이 아니였다.학생들에게 끝임없이 우리의 말과 글 속에 담긴 민족정신,그리고 민족의 뿌리를 이야기 했다.동광학원 시절에 보여준 김동명의 교육철학은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 재직시절에도 계속된다.시론 강의 중에도 줄곧 사회현실을 언급했던 김동명은,꼿꼿한 선비정신,즉 우리민족의 정체성임을 강조했다.


아버지 김동명

내리사랑이라고 하던가,어머니로 부터 깊은 애정과 관심을 받으며 성장해 온 김동명 역시 자녀사랑이 지극했다.딸 월정이의 성장 모습을 세심하게 묘사해 낸 그의 산문시<아가의 말><아가의 꿈><아가의 날>에서는"딸 바보" 김동명의 면면을 엿 볼 수 있다.


"아가는 어떤 꿈을 꿀까

아내는 빙그래 웃고 말이 없다.

아가야 너는 어떤 꿈을 꾸늬

말을 모르니 대답이 없을  밖에...

그리면 내가 대신 아가의 꿈을 이야기해 보리라"

- 산문시 <아가의 꿈> 중에서


정치논객 김동명

정치평론가이자 이화여대 교수로 활동하던 당시 김동명은 "멋있는 선생" 이었다.항상 중절모를 쓰고 다니며 콧노래를 부를 정도로 학생들에게 인자했지만 강단 위에서는 강한 어조와 매서운 눈빛으로 시대를 올곧이 바라보는 비판 의식을 강조 했다 한다."관조와 행동이 함께해야 시대의 예술이다" 라고 가르친 그는,이를 곧 정치평론의 글로 옮겨 간다.


정치인 김동명

김동명에게 정치는 "제 2의 시" 였다.그에게 정치는 권력과 명예가 아니라 문학의 또 다른 장르가 아니었을까.정치적 신념과 정책적 논평을 퍼내는 자리에 있게 되면서 김동명은 전에없이 택시를 불러 타고 간다든지,하루 종일 밖에서 보내는 분주한 생활을 하는 등 전과 다른 변화를 보였지만 단 한 가지,집을 나가기 전 거울속을 들여다보면서 싱긋이 웃어 보이는 모습만은 여전했다고 아들 김병우씨는 회고한다.김동명에게 정치는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한번 싱긋 웃어 보일 정도의 권세였던 것이다.그에게 정치란 금배지의 휘황함이 아니라 시인,교육자,정치평론가에 이은 삶의 또 다른 척도가 아니었을지 상상해 본다.



필체에는 그 사람이 있다.

필체가 보여주는 힘이란

글씨의 미려함을 떠나 필획에서 전달되는 느낌이다.

자연을 사랑한 따뜻한 시인 김동명이지만

정치평론 글에서 보여 지는 그의 필체는 거침이 없다.

획과 획을 길게 내려 그은 글자 하나하나에서

세상을 거침없이 바라보는 논객의 예리함이 서려있는 듯하다.

자필원고 <적과 동지> 중에서



★ 파  초 ★


조국은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렬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 내 마 음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주오.

나는 그대 비단 옷자락에 떨며,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오.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 같이,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김동명 문학관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노동리 11번지

033) 640 - 4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