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도

신당동 허리케인 박을 아시나요? 그때 그시절 준이 오빠?

강릉꽁지 2013. 11. 22. 11:29

신당동 떡볶이 골목 추억을 더듬으며 서서히 걸음을 옮긴다.



까까머리에 깜장 교복을 입은 학생 4명이 책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옆에는 단아한 여고생 4명과 

신당동 떡볶이 골목을 어슬렁 거리며 들어갈 곳을 찾고 있다.

일행중 한 명이 "엄니네 가자"하고  엄니네가게로 들어서면서

"엄니 나왔어" 하고 소리를 지르고 

늘 그랬듯이 구석에  자리를 잡으며 앉는다.

모두 자리에 앉기도 전에 

"엄니 여기 8명"하고 외치니 

주방에서 얼굴을 잠시 내밀며 "알았어" 하고 

다시 주방으로 몸을 돌린다.

8명의 학생중 한 학생이 

주머니에서 "한강" 이라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며 

라이타를 켜니 옆에 있던 친구가 

"나도 하나줘"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담배를 물고있었다.

잠시 후 주방에서 떡볶이를  큰 후라이팬에  담아 내오시며 

"야! 이놈들아 너구리 잡냐" 소리를 지르시니 

피우던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 운동화발로 밟는다.

석유곤로에 위에 놓여진 후라이팬에는 

각종 야채와 고추장 그리고 떡이 들어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을 삼키는 학생들이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석유곤로 위에 놓여진 후라이팬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고 

한 학생이 주걱으로 뒤적거리면서 "이제 먹어도 되겠다"하자  

석유곤로에  둘러앉아 있던 학생들이 떡볶이를 먹으려 하는데 

한 학생이  옆구리에 끼고 다니던 가방에서 

소주를  꺼내더니 

"마실 사람 물잔 비워" 라고하자  

누구라고 할것없이 물을 마시고  

소주병을 들고 있는 학생 앞에다 물잔을 놓는다. 

8개의 물잔에 소주3병 가까이 비워지고 

그 중에 한 학생이 "자!" 하는 소리와  동시에  

목마른 아이들처럼 소주를 벌컥벌컥 마시고 안주로 떡볶이를 먹는다.

이렇게 학창시절 신당동을 제집 드나들듯 매일 다니던 학생이 

몇해가 지나고 다시 이곳 신당동에 나타났다.

머리는 어깨까지 내려오고 

청바지 뒷 주머니에는 일명 도끼 빗이라는 커다란 빗을 꼿고 

목에는 알록달록한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옆구리에는  책가방대신  LP판(레코드판) 을 서너장 끼고 있는 것이다.

까까머리에 깜장 교복을 입었을때와  비슷한 체격을 갖고 있으면서 

걸음걸이 또한 그 때와 별다르지않은 모습으로 떡볶이집으로  들어서면서 

"사장님 안녕하세요" 하며  

자그마한 유리박스 안으로 고개를 숙이며 들어갔다.

유리박스에 앉아 있던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옆에 끼고 있던 LP판을 내려놓고 바쁘게 준비를 한다.

홀에 앉자 있던 여학생들은 유리박스에 시선이 고정되고, 

시그널 음악과 동시에 흘러 나오는 DJ의 목소리에 

여학생들의 "와" 하는 소리와  박수 소리가 홀안에 가득 찬다.

음악을 한곡 얹고는 

주머니에서 담배 하나를 꺼내 무는 모습에  희미해지는 기억들...


꽁지네 명란젓,대관령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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